[김지수의 글로벌브리핑] 카불공항 인근 연쇄 폭탄테러…"미군 등 90명 사망"
[앵커]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에서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군을 포함해 최소 90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 IS는 자신들이 공격의 주체라고 밝혔습니다. 밤사이 들어온 글로벌 뉴스, 김지수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대피 작전이 긴박하게 이뤄지던 카불 공항 인근서 자살폭탄 테러가 연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현재까지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아프간 카불 공항 인근에서 현지시간 26일 저녁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90명이 숨졌습니다. 부상자는 150명에 달합니다. 미국 CBS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카불 공항 애비 게이트와 여기서 250m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두 차례에 걸쳐 발생했습니다. 배런 호텔은 서방 국가들이 탈출 대기자들을 묵도록 하는 숙소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폭발 테러는 워낙 대규모여서 부상자가 상당해, 사망자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 IS는 자신들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IS는 폭발물을 소지한 요원이 보안시설을 뚫고 미군의 5m 이내까지 접근해 폭발 벨트를 터뜨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 당국은 이 사건이 IS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최근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카불 공항에는 국외로 대피하려는 수천 명의 현지인이 모여들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가 오는 31일 대피 작전과 철군 완료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그간 공항 주변의 자살폭탄 테러 가능성 등 경고가 이어졌고, 특히 미국은 IS 테러 가능성을 잇달아 경고했습니다.
미 당국은 추가 테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맥켄지 중부사령관은 IS의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카불에 미국인 1천 명이 남아있다며 테러에도 불구하고 대피 작전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아프간에 오래 머물수록 IS로부터 공격받는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된건데요.
[기자]
미국 정부와 미 언론은 IS의 테러 가능성을 줄곧 우려해왔습니다. CNN은 탈레반과 사이가 나쁜 IS가 카불 공항을 공격하고 싶어한다는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IS의 아프간 지부를 자칭하는 'IS 호라산'이라고도 불리는 'IS-K'가 테러를 통해 미국 요구를 받아들여 대피 작업에 협력해온 탈레반을 난처하게 만드는 동시에 서방에 보복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돼왔습니다. 또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은 뒤 새 정부 구성에 정신이 없는 사이를 틈타 세력 불리기와 함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카불공항 등에서 테러를 벌일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이후 감옥에서 수백 명의 IS-K 수감자가 탈옥했다는 보도도 나와 우려를 키우기도 했습니다.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가 미군과 국제동맹군에 밀려 세력이 크게 약해졌습니다. 그러다 여러 나라로 진출했는데, 그중에서 아프간에 진출해 2015년 1월 만든 조직이 IS-K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2019년 8월 카불 결혼식장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63명을 숨지게 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카불대학교에서 총격 테러를 주도해 2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IS-K의 조직원 규모는 정확하지 않지만, 유엔 안보리에 따르면 '수천명에서 500명 사이'로 추정됩니다. IS-K는 탈레반과 같은 수니파 무장 조직이지만, 이 둘은 시아파 대응에 있어서 이견을 보여 대립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앵커]
테러 발생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가 늘고 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테러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면서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IS를 향해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공격을 감행한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군에 IS-K 공격 계획 수립을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IS-K가 아프간 내 미국인을 향한 다양한 공격을 계획해왔고, 이런 위험 때문에 임무 시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면서도 아프간으로부터 대피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동시에 카불 내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대한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피 작전 과정에서 공항 주변의 경계를 탈레반에 의존한 것과 관련해, 탈레반을 신뢰하는 건 아니지만 실수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또, 현재까지는 이번 테러와 관련해 IS-K와 탈레반 간 공모한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국제사회의 충격도 큰데요. 미국과 함께 일반인 대피와 철군 작업을 진행해온 서방국가들은 더욱 그럴 거 같습니다.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테러리스트 공격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그는 오는 30일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유엔대사들과 함께 아프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테러가 부활해서는 안 된다고 일제히 규탄했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는 우선순위는 가능한 한 빨리 많은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현재의 불안정한 상황이 테러의 부활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철군 시한 마지막까지 구출 작전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여전히 자국으로 이송할 수백 명이 남아 있다면서도 "매우 긴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고,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캐나다와 벨기에, 덴마크 등 대부분의 아프간 파병국들은 테러 첩보 때문에 카불 공항 대피 작전 종료를 연이어 발표했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탈레반의 무자히드 수석대변인도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하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요.
...